핫플 밑이 어둡다::망원동 망리단길 맛집
#한강껍데기
최근 4~5년간 유명해진 경리단길, 해방촌, 우사단길, 연트럴파크, 성수동, 망리단길, 송리단길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들은 SNS의 영향으로 단기간에 입소문을 탄 곳이다. 하지만 정보가 SNS에 의존되다 보니 몰리는 곳만 유명해지고 가치있고 좋은 공간이지만 잘 찾지않는 공간도 많다.
그 중 망원동 망리단길은 가장 최근 유명세를 탄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망리단길' 이라고 하지만 정해진 한 골목이 아니라 망원동 주택가 사이사이 자리를 잡은 카페와 식당들이 상권을 형성한 곳으로 과거의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사진찍기 좋은 핫플레이스들만 모여있는 곳이 아닌, 이야기가 담긴 망원동으로 떠나보자.
망원동
망원동
1950년대, 망원동은 지대가 한강보다 낮아 비가 많이 오면 항상 침수되는 지역이였다. 결국 망원유수지를 만들었으나 1984년 9월, 사흘 동안 300mm가 넘는 비에 유수지의 수문이 터져 큰 침수 피해가 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당시 망원동은 땅값이 매우 저렴하여 서민들이 모여사는 동네였다.
특히, 망원동은 한강을 통해 서울로 들어오는 물자들을 하역하는 노역자들이 많이 모여사는 동네로 유명했다. 그들은 주로 값싼 껍데기, 곱창 등 돼지 부속을 주로 먹으면서 망원동에 저렴한 고깃집들이 많이 생겼고 이와 함께 서민들을 위한 식당들과 저렴한 식자재를 판매하는 망원시장이 생겨났다.
▶ 육식파라면 이곳, 한강껍데기
이러한 스토리가 있는 망원동이 이제는 핫플레이스로 급부상 하고있다. 예쁜 인테리어의 비쥬얼 좋은 음식점과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망원동. 하지만 '리얼' 망원동 맛집은 오랜시간 그 자리를 지치고 있던 가게들일 것이다. 그러니 꼭 망원동에서 예쁘고 모던한 맛집만 찾지 말자.그 중에서도 '한강껍데기'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만을 찾는 SNS 유저들이 잘 모르는 리얼 망원동 맛집이다. 최근 내부 리모델링을 해서 기존보다 훨씬 깔끔해졌지만 옛날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내부를 올드한 인테리어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저녁시간만 되면 줄서는 망원동의 맛집들. 망원동 '한강껍데기' 역시 육식파에겐 인기있는 맛집으로 대기가 필수지만 저녁 5시 30분 오픈시간에 맞춰가면 대부분 기다리지 않고 입장이 가능하다는 사실. 고기를 먹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 시간은 무의미하다. 가게 이름이 '한강껍데기' 이니 껍데기 맛은 물론이거니와 목살, 삼겹살 모두 질 좋은 고기와 퀄리티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된장찌개에 밥이 말아져서 나오는 죽밥은 고기를 시키면 한 그릇은 기본으로 나오는데 이 메뉴만으로도 소주 한 병을 끝낼 수 있다는 마성의 음식. 고소한 돼지고기와 얼큰한 죽밥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다. 메뉴가 너무 '아재' 스럽다고? 막상 가보면 힙한 젊은이들이 가게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망리단길을 찾는 청년들은 SNS 업로드와 좋아요를 위해 포토제닉한 공간과 맛집을 가려고 하지만 숨겨진 맛집은 이런 곳이 아닐까? SNS를 통해 맛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이곳이 진정 베스트일 것이다.